[전시] 강도영 개인전, 춤추는 시선들, 구올담 갤러리


 춤추는 시선들


2020. 8. 22 - 9. 11

구올담 갤러리(KOOALLDAM gallery)









지나온 것들의 빛나는 소망, 장지에 채색, 130x162cm, 2019




과거는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장지에 채색, 110x180cm, 2020




물음표, 장지에 채색, 110x180cm, 2020




US, 장지에 채색, 60.5x72.5cm, 2020




We are Here 02, 판넬에 혼합재료, 53x45cm, 2020



 유년시절, 발전된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어른이 되어 살아가게 될 황홀한 세계를 펼쳐놓곤 했다. 밝은면으로 가득할 것만 같던 미래의 모습은 진짜 어른이 되어 마주한 현실에서 보다 어두운 이면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과정의 성찰은 빠르게 스킵되고 결과를 먼저 겪고 나서야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곤 한다. 기술발전의 미명하에 환경과 기후는 변화했고, 인간이 배출하는 감당하기 힘든 잔여물들에 남은 자연들마저 자가 재생능력이 떨어져 전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위기감을 느낀다. 어쩌면 태초의 빅뱅으로 생명체가 만들어져 진화해온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기술 빅뱅으로 다시 모든게 퇴화할것 같다는 불안함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먼 미래의 모습은 오히려 자연이 문명을 삼켜버린 태초 정글 숲속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리는 한 공간에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더 이상 나가지 않고도 식사와 일, 취미, 운동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인류는 삶의 반복 경험을 통해 더 많이 살아남는 인간의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한다. 작은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모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시대에서 우리의 팔과 다리는 가늘어지고 중요한 장기들과 몸만 비대해지는 진화과정을 자연스레 겪지 않을까 상상했다. 다가올 미래사회에 적응하여 더욱 단순한 모습으로 진화된 모습을 연체동물의 형태에 투영해 그리고 있다. 진화 후 닮을 생김새 외에도 연체동물을 관찰하다 보면 이미 우리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무른 피부를 가진 생명체로 마치 인간 신체의 일부처럼 보여지는 외형, 소통 가능한 감각기관이 부족한 것, 재생하는 습성 등에서 우리의 삶과 행태가 많이 닮아있다. 앞으로 우리의 모습은 더욱 획기적인 발전이 바탕이 되어 변화할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먼 미래의 모습은 문명이 전복된 태초의 자연의 모습으로, 환경에 따라 변화한 우리의 모습은 단순한 연체동물의 모습으로 공존하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글_ 강도영 작가노트